해담 백윤아 작가

물고기의 자유로움으로 공감, 치유를 표현하는 해담 백윤아 작가님

2017.09.11 월요일

 

Q. 먼저 작가님의 성함보다 더 많이 보이는 ‘해담’의 뜻이 궁금해요. ‘호’이신거죠?

네, 호를 부모님이 밖에서 받아 오셨어요. 5개 후보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나은 것을 골랐어요. 그게 한자가 아니고 특이하게 한글이더라구요. 태양의 ‘해’와 담는다 할때의 ‘담’을 써서 밝은 미래를 담다, 일이 밝게 잘 될 것이다, 그런 의미를 갖고 있어요.

 

Q. 호를 젊은 작가님이 사용하시 것을 봐서 좀 신선했어요.

최근에 받아오신 거라 저도 아직은 낯설어요. 처음에 12에디션 가입할때만 해도 없어서 그냥 ‘백윤아’였는데 이제 주소도 해담으로 바꾸고, 홈페이지도 바꾸고, 자주 써야 저도 익숙해지니까 그러려고 해요 (웃음)

 

Q. 프랑스 파리의 ECSCP(의상조합)에서 유학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패션스쿨로 유명한 곳인데 처음엔 미술이 아닌 의상 디자인을 공부하셨었나요?

네 맞아요. 의상조합에 입학해서 옷 디자인을 1년 정도 공부했어요. 근데 제가 옷 디자인보다는 옷을 커다랗게 해놓고 그 안에 자꾸 뭐를 그리고 싶더라구요. 그러다가 감정적으로 슬럼프에 빠지고 학교도 잘 안 나가게 되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그때 집에 있으면서 그림을 해본 적도 없었는데 손에 잡히는 대로 이것저것 그려보고 그랬어요. 그러곤 ‘아 (의상) 디자인은 아니구나’ 생각이 들어서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죠.

 

Q. 그때 집에서 처음 그림을 하셨을 때에는 어떻게 작업을 하셨어요?

그때는 캔버스 그런 것도 잘 몰랐지만 패션 디자인하면 집에 광목천 있어요, 거기다가 그냥 그려보는 정도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캔버스천이랑 같은 것이니까.. 그렇게 시작했던 것 같아요.

 

Q. 그렇게 하시다가, 의상 디자인을 그만두겠다고 마음을 먹고 미대를 가신 거예요?

먼저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 다시 준비를 해서 갔어요.

 

Q.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로 가신거죠?

네 근데 거기도 3학년 1학기까지만 다녔어요. (웃음) 중간에 학교를 다니면서 그룹전으로 전시를 처음 하게 되었는데 그때 신기한 기분을 처음 느껴본거죠. 전시에서 오는.. 뭐라고 해야할까요, 그전까지 저를 행복하게 하는 여러가지들이 있었잖아요 근데 그것보다 훨씬 더 위의 그런 느낌? 거기에 중독이 되었어요. 그 기분에.

<생애 첫 전시: 2012 Take31, 15E 31st, 10016 (뉴욕, 미국)>

Q. 내 작품이 전시되는 것 자체가 좋으셨던 거예요?

네, 제 지인이 아닌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 제 그림 앞에서 무언가를 얘기하는 그런 모습? 그걸 처음 보고 ‘아 학교를 다니는게 더 필요한가’ (웃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도 제가 제 작품을 가장 좋아하지만 그때는 자존감이 더 높아서 그냥 한국가도 되겠다는 생각이...(웃음) 좀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요.

 

Q. 한국에 돌아와서는 어떠셨어요?

전시를 잡는 것, 그게 가장 힘들었어요. 다음 전시는 어떻게 하지? 전시 한번 하고 싶다, 그룹전이라도 하고 싶다, 그런 스트레스가 굉장히 컸죠. 그래도 지금은 곧잘 잡히지만 여전히 엄청난 apply를 해야하죠. 전 거의 공모전으로 하거든요, 소속이 없어서 제가 다 지원을 해요.

 

Q. 그럼 학교를 그만두시고 계속 한국에서 계셨어요?

일본에도 잠깐 있었어요. 일본은 근데.. 한국보다 훨씬 더 힘들더라구요. 일본사람들이 생각보다 그림을 많이 사는 편이 아니라, 한국하고는 다르게 세 들어 사는 집에 못을 절대 못 박아서 걸 수가 없으니 그림을 잘 못 산다고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림 가격도, 이건 작가 친구한테 들은 건데 만약 자기 선배가 호당 얼마를 받으면 그 선배보다 높이 받아도 안된대요, 좀 보수적이라. 신인 작가들 것 보다는 유명한 작가들 작품에 대한 선호도도 높은 것 같고, 한국보다도 더요. 그래도 운 좋게 한국 오기 직전에 공동전 한번 할 수 있었어요. 한국 돌아와서 보니 한국이 훨씬 더 (전시가) 잘 잡히더라구요.

<IKEBUKURO ART GATHERING AWARDS, 2017(도쿄, 일본)>

 

Q.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실 계획은 없으시겠어요 (웃음)

아 근데 재료 사러는 가고 싶어요. 지금 제가 쓰는 물감이 한국에 큰 사이즈는 없고 작은 사이즈로만 파는데, 그 작은 사이즈 가격이 일본에서 큰 사이즈 가격보다 비싸거든요. 한 3개 안 사면 비행기표 나올 것 같아요 (웃음)

 

Q. 이 질문은 많이 들으셨을 것 같요. 작가님 작품의 특징이죠, 언제나 금붕어가 있더라구요. 특별히 작품에 포함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 작가노트에도 설명이 나와있는데요, 제가 패션에서 순수미술로 넘어가던 시절, 슬럼프였을 때 정말 감정이 바닥까지 떨어졌었거든요. 그때 나는 것이 유난히 자유로워 보여서 날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저희가 날 수는 없자나요. 근데 우연찮게 물고기를 봤는데 물 속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나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사람이 수영은 할 수 있으니까 그럼 물 속에서는 자유로워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물고기를 그리게 되었어요. 그때 봤던 물고기가 금붕어였던거죠.

 

Q. 그럼 물고기를 그린다는 것이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것이겠네요. 작품에 여백도 많은 편이예요.

네 저는 그림에 빈 공간이 많아요. 저는 제가 그리는 물고기가 꼭 어디에 있다라고 생각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는, 어디든 있을 수 있는, 그렇게 보여지고 싶어요.

 

Q. 12에디션에 올려주신 작품을 보면 한마리의 금붕어와 여백으로 표현된 작품과 물고기 school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뭔가 다른 것을 표현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그건 딱히 아닌데 시리즈는 달라요. 한마리 있는 시리즈는 Euphoria였고 이후에 Paradise로 넘어갔는데, 그때 뭔가 기분의 여유가 있었나 음 딱히 많이 의도가 많이 다른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에는 전시가 되어있지 않은데 시리즈가 하나 더 있거든요. 그건 내년 3월에 처음 전시를 하게 될 그림들이예요. 여전히 주제는 물고기지만 추상화 스타일로 넘어가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런 작품들을 작업하고 있어요.

<내년 전시 예정의 "Flow" 시리즈  MURASAKI FLOW_3, 2017>

 

Q. 이번 “The Ponds展”에 소개된 ‘Aqua zone’ 시리즈는 Mixed media예요. 앞으로의 시리즈도 뭔가 다른 소재들이 시도될까요?

새로운 시리즈도 캔버스 작업이 주이지만 하나는 천으로 작업을 하려고 해요. 그래도 제가 전에(패션 유학 중) 만지던 소재라 한번 접목을 시켜보고 싶어요. 제가 새로운 재료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서.. 이번(Aqua zone)에도 레진을 처음 써봤고요.

 

Q. 작가님 SNS를 보니 전시 계획이 꽤 빼곡해 보여요. 이번에 개인전인 “The Ponds展 @4PSQ”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신다면요?

이번이 Aqua zone 시리즈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이면서 공식적으로 갤러리에서 하는 저의 첫 개인전이예요. Aqua zone 그림들을 보면 빛을 비추었을 때 뒤에 그림자가 지는데 마치 그림 하나하나가 연못(Ponds)와 같아 보여서 전시명을 The Ponds로 지었어요.

<"Aqua zone" THE PONDS 2017>

 

Q. 해외 전시도 활발히 하시는 것 같아요. 최근에 했던 전시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뉴욕에서 학교다닐 때 첫 공동전을 했었고, 도쿄에서 아까 말씀드린 공동전 했구요, 그리고.. 제가 직접 가보진 않았지만 몽골에서 아트페어를 했었고, 지난 번에 홍콩 아트페어도 참여했구요. 이번 11월엔 상하이 아트페어를 나갈 계획이예요. 해외 전시는 기회가 되면 언제든 해보고 싶어요.

 

Q. 매일 작업에는 얼마나 시간을 할애하세요 보통?

매일 정하진 않고 그때그때 다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전시가 잡히면 조금 더 시간을 쏟게 되고요. 작업실이 집 근처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언제든 작업이 필요하면 나가서 하고 그러는 편이예요. 다음달에도 전시가 있고 내년 3월에도 있는데 총 12개를 새로 작업해야 되거든요, 작업을 열심히 해야될 것 같아요.

 

Q. 작품활동 외 시간엔 어떻게 여가를 즐기시나요?

집에서 그냥 쉬는 것 같아요. 아무것도 안하고 이생각 저생각 하면서. 너무 간다 싶으면 끊고 다른 일 하기도 하구요. 그냥 시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 읽고…

 

Q. 미술 전시도 구경 많이 다니세요?

전 전시를 진짜 안 다녀요 (웃음) 제가 좀 편식이 심한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가 있으면 따라다니며 보지만 그렇지 않으면 또 찾아서 보지는 않고. 막상 가면 좋아는 하는데.. 워낙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가봐요.

 

Q. 전시나 작품활동 이외에 다른 활동 계획이 있을까요?

전시 이외에는… 글 하나 써보기로 했는데 ‘새벽’이라는 주제로 총 10명의 작가가 짧게 수필을 작성해서 책을 내기로 했어요.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 처음 해보는 도전이예요. 그리고 한자를 공부하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시가 한시라.. 그림말고 제가 인생 목표로 갖고 있는 것 하나가, 한시 하나는 써놓고 죽고 싶거든요 (웃음) 짧지만 멋있는 시로.

 

Q. 학교를 더 다니실 생각도 있으세요? 미술 쪽으로라도 아니면 패션 쪽이나.

아뇨. 학교 계획은 없어요. 패션 쪽으로도 전혀요. 파리에서 학교를 다닐 때 저의 암흑기가 시작이 되었기 때문에 (웃음) 파리는… 죽어서도 다시는 안 가고 싶은 곳이 되었어요 (웃음)

 

Q. 마지막으로 저희에게 하고 싶으신 말 있으신가요, 건의사항이라던가.

이미 인스타 메시지로 자주 말씀 드려서 (웃음) 그래도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패키징도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주변 친구도 퀄리티 좋다는 얘기를 몇번이나 했어요. 품목 같은 것은 (늘어나면 좋겠지만) 제가 말씀 안 드려도 더 많이 리서치하고 계실 테니까 기다려야죠 (웃음)

 

이상 개인전을 진행하고 계신 해담 백윤아 작가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들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12에디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