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최승윤 작가님의 이야기

2017.10.26 星期四

Q. 현재 작가님께서 추구하고 계신 작품 스타일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세상을 연구하고 그를 바탕으로 저를 해석합니다. 그리고 반대로 저를 연구하며 세상에 대해 알아 가기도 하죠. 그렇게 알아내는 공통적인 세상의 법칙을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하지만 다시 그림을 통해 세상과 저 자신에 대해 알아 가기도 합니다.

 

Q. 그러면 작품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일까요?

세상은 언제나 양면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알다가도 모르겠고, 모르겠다가도 알 듯하고,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해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도 많죠. 우리는 세상을 언제나 왜곡하고 단편적인 모습만 볼 수 밖에 없지만, 그 단편적 정보마저도 양이 많아지면 다시 요약하고 왜곡하게 되죠. 그러한 왜곡이 쌓이면 진실이 되기도 하고, 다시 또 거짓이 되기도 해요. 이렇듯 아이러니한 게 바로 나 자신과 세상입니다.

<순간의 단면-개인전, 2017>

또한 제가 말하는 양면성 역시 다시 또 양면성을 지니게 됩니다. 세상은 이런 것이다 정의를 내리면 그 정의에 반하는 정의가 또 다시 탄생되죠. 답을 만들려 해도 답을 알 수 없고, 전체를 알려고 해도 단편적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우리는 단편을 보고도 전체를 다 안다고 우쭐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단편을 보고 전체를 알아내려 연구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단편적 정보조차도 관심이 없기도 합니다.

이렇듯 하나의 말과 관점으로도 수많은 가능성이 생겨나듯, 한 터치의 시작점에서도 무궁무진한 3차원이 그려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하나의 터치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도 있죠.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Q. 색감이 주로 파란색이 많이 보여요. 특별이 선호하시는 색깔이신가요 아니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푸른색은 차가운 색감이지만, 우주에서 가장 뜨거운 별도 푸른색을 띄고 있습니다. 쉽게 생각해 가스 불을 떠올려보면 가장 뜨거운 부분의 색이기도 합니다. 또한 하늘도 물도 지구도 푸른색이듯이 푸른색은 가장 근본적인 색이기도 합니다. 반대의 역설이 가장 기본이라는 제 개념과 가장 맞는 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저희 플랫폼에 올려주신 작품을 보면 “정지의 시작”과 “순간의 단면”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제 작품 시리즈는 ‘정지의 시작’ ‘자유의 법칙’ ‘출발의 완성’ ‘화려함의 단면’ ‘순간의 단면’ ‘슬픔은 아름답다’ 등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 모두는 반대의 역설에 대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들은 모두 다르지만 같기도 합니다. 마치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같은 인간인 것과 같아요

 

<깊이의 단면-개인전, 2017>

 

Q. 이 두 시리즈는 계속 작업이 진행되는 건가요? 혹시 작품 스타일에서의 변화나 새로운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는 게 있으세요?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지 어떨지는 모릅니다. 미래를 계획하기 보다는 미래를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대할 때에도 내가 계획한 이미지를 옮기는 게 아니라 화면 안에 펼쳐지는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다음 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작가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 혹은 특별한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작품에 특별히 애착을 갖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작품에 너무 애착이 생기면 그에 얽매여 새로운 작품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굳이 얘기하자면 주인을 찾아가지 못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없을 것 같은 그림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더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합니다. 그 그림들은 저 말고는 봐줄 사람도 마음 써줄 사람도 없으니까요

 

Q. 추상적인 이미지인만큼 작업 전 구상이나 감정이 매우 중요한 단계일 것 같아요. 어떤 경로로 영감을 얻으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몇 번 머리 속에 써보기도 하고, 글로 썼다가 지워보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과정과 내 자신 안에서의 토론과 정치, 그리고 그 결과물로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자체가 저의 작업의 영감입니다.

 

Q. 즉흥적이기보단 오랜 시간 퇴고를 거친 후 실질적인 작업을 시작한다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즉흥과 오랜 시간이라는 것은 결국 우리의 관점 차이입니다. 100년도 관점에 따라 순간이 될 수도 있고 1분도 엄청나게 긴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고 즉흥적이지도, 오랜 시간이라고 진중함이 더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에 드라마에 작가님 작품 나왔었죠? 저희 개발자가 즐겨보는 드라마라 저녁에 작가님 그림 같다고 알려주더라구요. 

네, 드라마 출연은 의뢰가오면 같이 진행하는데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보기 때문에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럴때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죠.

 

 

Q. 미술을 직업으로 갖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요?

다른 직업을 생각해볼 계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Q. 현재의 작품 스타일은 대학 때부터 시도하셨던 건가요?

대학 이전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같았던 것 같아요. 그림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면 ‘와~잘 그렸다’라는 소리가 듣고 싶잖아요. 뭔가 강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세상의 가장 근본적인 힘이 무엇인가를 탐구했었습니다. 그래서 역설에 대해서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Q. 미술작가가 아니었다면 어떤 일을 하고 계셨을까요?

굳이 얘기하자면 사업을 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사업도 예술가와 비슷한 것 같아요. 기업 이념도 있어야 하고 색깔도 있어야 하죠. 제 색이 담긴 사업으로 또 다른 예술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Q. 작업에는 보통 (하루 또는 일주일에) 얼마나 시간을 할애하세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모든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먹은 식사메뉴가 밤에 그리는 그림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 오늘 내가 왜 몸이 좋지 않은지, 영화를 보며 어떤 생각의 변화가 있었는지, 동시대 미술은 그 시대를 반영하듯 제가 어떤 하루를 보냈느냐가 그림에 담긴다고 생각합니다.

 

Q. 벌써 2017년도 2달정도 남았어요. 연말이나 내년 봄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11월 초에는 중국을 다녀오고 중순에는 독일에 다녀옵니다. 12월엔 이태원 ‘카라스 갤러리’에서 ‘화려함의 단면’이라는 개인전을 열게 됩니다. 올해는 ‘순간의 단면’ ‘푸르름의 단면’ ‘깊이의 단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려함의 단면’으로 마무리 됩니다. 각기 다른 ‘단면’에 대한 이야기들이었어요. 말씀 드린 일정 외에 여러 전시들이 있구요. 내년 2월, 4월에도 개인전이 예정돼있습니다. 지금까지 제 개인전을 모두 보신 분이 있다면 딱히 제 인터뷰나 글을 읽지 않아도 제 작품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런 사람은 저 한 명 뿐이어서 아쉽긴 해요. 하나하나 개인전마다 각자의 스토리와 연계성을 기획하며 진행합니다. 좀 더 좋은 작가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개인전에 찾아오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ASYAAF, 2016>

 

Q. 작품활동 외 좋아하시는 취미 활동은 어떤 것이 있으신지요?

예전 인터뷰 때는 술도 마시고 노는 것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몸이 좋지 않아서 요즘은 술은 끊었습니다. 앞으로도 그쪽은 못할 것 같아요. 작품 활동 외에는 노래 부르거나 게임 하는 걸 좋아합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것 같아 얘기를 자주하지는 않지만 그 두 가지도 제 작업에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들이에요

 

Q. 작가님의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마지막까지 맑은 정신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작가님께서 대중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모습은 어떤가요?

인간의 근본적인 이야기에 가장 근접한 작가가 되고 싶어요. 그것의 옳고 그름이 없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이야기, 어찌 보면 너무 뻔하거나 지루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것만 같은 당연한 이야기에 근접한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이상 바쁜 와중에도 소중한 시간 내주신 최승윤 작가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12에디션